노무현 생각

2003년 이후에 그를 지지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그에게 마지막으로 기대한 게 있다면, 오로지 그가 아메리카합주국의 지미 카터(Jimmy Carter)처럼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실패했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성공한 인생을 누려달라는 바였다.


그러나 이런 거창하지 않은 희망마저 성취할 수가 없었다.

일단 퇴임한 뒤에 그가 공개한 발언들 가운데 일부는 그저 단순한 자기변호들이 아니라, 추종세력의 부활을 돕는 수단들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자꾸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끝내는 이명박 도당(徒黨)이 그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쨌든
그의 최후는 정말 비참했다.

존경받으며 행복하게 생활하는 전직 국가원수와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기란 정말 어려움을 절감하면서, 신동엽(申東曄)의 시집을 다시
펼처보게 된다.


散文詩 1

신동엽(申東曄)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鑛夫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壯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대합실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라는 인사 한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남해에서 북강까지 넘실대는 물결 동해에서 서해까지 팔랑대는 꽃밭 땅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잊었지만 뭐라군가 불리우는 그 중립국에선 하나에서 백까지가 다 대학 나온 농민들 추럭을 두대씩이나 가지고 대리석 별장에서 산다지만 대통령 이름은 잘 몰라도 새이름 꽃이름 지휘자이름 극작가이름은 훤하더란다 애당초 어느쪽 패거리에도 총쏘는 야만엔 가담치 않기로 작정한 그 知性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을 아니하고도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로운 나라, 억만금을 준대도 싫었다 자기네 포도밭은 사람 상처내는 미사일기지도 땡크기지도 들어올 수 없소 끝끝내 사나이나라 배짱 지킨 국민들, 반도의 달밤 무너진 성터가의 입맞춤이며 푸짐한 타작소리 춤 思索뿐 하늘로 가는
길가엔 황토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병을 싣고 삼십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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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history | 2009/05/29 12:21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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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8/18 17: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12/04 07:21
이 정도 표현이면 온건한 편인데, 덧글을 비밀리에 다시다니 민감한 소재라 두려우신가 보지요?
Commented at 2009/12/04 07: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12/04 07:36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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